그저 우리는 늘 변해간다
박물관에서 가장 좋은 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제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누구도 자기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십만 번을 보더라도 에스키모는 여전히 물고기 두 마리를 낚은 채 계속 낚시를 하고 있을 것이고 새는 여전히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유일하게 달라지는 게 있다면 우리들일 것이다. 그저 우리는 늘 변해간다.
(중략)
어떤 것들은 계속 그 자리에 두어야만 한다. 저렇게 유리 진열장 속에 가만히 넣어 두어야 한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건 잘 알고는 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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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Alfredo Jaar - Um milhão de pontos de luz,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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