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는 훨씬 덜 쓰라리기를 기대하며
사실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른이 되는 것은 과연 어떤 건지,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어쩌다 보니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어버렸고, 몸은 조금씩 노화의 징후를 보이는데, 마음은 여전히 말랑해서 작은 스침에도 쉽게 상처가 난다. 이적의 노래처럼 아직은 내 앞에 놓여 있는 삶의 짐이 버겁고 두려울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스무 살의 나와 지금의 나, 분명 지금의 나는 스무 살의 나보다 나 자신을 덜 아프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가 갖지 못한, 잘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담담히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조금씩, 나 자신과 세상과 화해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마흔이 되어도 쉰이 되어도 여전히 성장통은 있을 테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덜 쓰라리기를 기대하며.
-이영희, 어쩌다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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