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원히 맞춰지지 않는 그림자의 저녁
평화는 평화롭지 않잖아. 벼랑이 없는 평화 속에서는 맨드라미도 피지 않는다는 거 알잖아.
누군가 평화로웠다면 그것은 불안했기 때문이야.
평화는 곧 끝장날 때만 평화로운 거잖아.
내 몸에 새겨진 당신을 오려내면 당신보다 많은 내가 잘려나가 두 시의 태양이 없이도 저녁은 오지. 태양을 물고 사라진 계절에 대해, 당신이 적선하듯 던져주었던 오후 두 시의 태양에 대해, 이름을 잊은 퍼즐조각. 나는 영원히 맞춰지지 않는 그림자의 저녁
/이승희, 쫌 쫌 쫌
/Erin Whitt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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