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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that.you.feel 2024. 6. 20.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가

땀내와 사람내 포근히 풍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가?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윤동주, 쉽게 쓰여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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