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냐는 질문 앞에 내가 늘 떠올린 장면
'왜 사냐'는 질문 앞에 내가 늘 떠올린 장면들은 한 여름 퇴근길에 올려다본 화려한 노을, 막 도착한 낯선 나라의 공항 문 밖 풍경, 그때 맡았던 찬 공기의 냄새, 땡볕도 마다않고 맛집 앞에 길게 줄 선 아저씨들, 꽃 선물을 받은 직후의 여자 친구 얼굴같은 것들이었다. 대개 이런 장면들은 당시에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맡았던 냄새, 느꼈던 기온 같은 것들과 하나로 묶여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떠올리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해진다.
사실 이런 장면들이 '왜 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어쩌면 이 질문 속 '왜'는 '어쩌다가'가 아니라 '무슨 힘으로'에 더 가까운 의미 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모아두면, 언젠가 다시 "왜 사냐"는 질문을 받을 때 잊지 않고 금방 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매일이 더 인상적이고, 선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김까치, 왜 사냐는 질문/ 떠올린 장면들 brunch @documenticle
-photo By Timo Kno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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