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78

이 계절의 부피 온다는 것이 동시에 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계절. 그리운 생각들과 날카로운 추억들이 서로 뒤섞이며 이 계절의 부피를 만든다. / 이광호, 사랑의 미래 Laurence Hervieu Gosselin 2023. 11. 9.
손톱깎이 누군가 내게 “당신은 그를 얼마나 사랑하나요” 하고 묻는다면, 나는 외면하며 “손톱만큼이요”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서서는, 잘라내도 잘라내도 평생 자라나고야 마는 내 손톱을 보고 마음이 저려 펑펑 울지도 모른다. -왕구슬, 손톱깎이 2023. 11. 9.
그것들은 여전히 나와 몹시 다르고, 다양해서 이따금 경이로울 것이다 연애를 시작하면 한 여자의 취향과 지식, 그리고 많은 것이 함께 온다. 그녀가 좋아하는 식당과 먹어본 적 없는 이국적인 요리. 처음듣는 유럽의 어느 여가수나 선댄스의 영화. 그런걸 나는 알게된다. 그녀는 달리기 거리를 재 주는 새로 나온 앱이나 히키코모리 고교생에 관한 만화책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녀는 화분을 기를지도 모르고, 간단한 요리를 뚝딱 만들어 먹는 재능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주 많은 나라를 여행해 보았거나 혹은 그녀의 아버지 때문에 의외로 송어를 낚는 법을 알고 있을수도 있다. 대학때 롯데리아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었던 까닭에 프렌치후라이를 어떻게 튀기는지 알고 있을수도 있다, 그녀는 가족이 있다. 그녀의 직장에, 학교에는 내가 모르는 동료와 친구들이 있다. 나라면 만날 수 없었을, 혹은 애.. 2023. 11. 9.
그저 우리는 늘 변해간다 박물관에서 가장 좋은 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제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누구도 자기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십만 번을 보더라도 에스키모는 여전히 물고기 두 마리를 낚은 채 계속 낚시를 하고 있을 것이고 새는 여전히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유일하게 달라지는 게 있다면 우리들일 것이다. 그저 우리는 늘 변해간다. (중략) 어떤 것들은 계속 그 자리에 두어야만 한다. 저렇게 유리 진열장 속에 가만히 넣어 두어야 한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건 잘 알고는 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Alfredo Jaar - Um milhão de pontos de luz, 2005 2023. 11. 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