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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아카이브90

나는 지금 불안해야 할까 떠도는 분위기는 디자이너라면 모름지기 음악에 조예가 깊고, 신형 카메라로 사진 찍기를 사랑하며, 무인양품이나 애플에서 어떤 하얀 물체를 구입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단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는 나는 지금 불안해야 할까./이지원,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_불안하지 않아서 불안하네요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보고싶어요. 날이 오래된 흑백영화처럼 흐려요. 보고싶어요./윤대녕, 은어낚시통신/by julianjhutton on instagram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걸어갈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면 쓸쓸하다.하지만 또, 그런 쓸쓸함을 씁쓸한 웃음으로 지워 버릴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들었다. 그런 것 또한 인생이라고 호언하면서 걸어가리라.걸어갈 수 있으리라./쇼지 유키야, 모닝/photo by rom_ash_ka on flickr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그 어떤 것도 지속될 수 없으므로 그 어떤 것도 지속될 수 없으므로, 슬픔은 생겨나는 것이다./공선옥, 내가 가장 예뻤을 때/Blommers/Schumm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너무 열심히 살려는 마음 "누나, 내일 쓰레기 버리는 날인데 뭐 버릴 거 없어?""있어, 있어. 너무 열심히 살려는 마음"/마스다 미리, 내 누나 / 만화/towaforever1 on tumblr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상을 살아가야만 한다 갓 갈아낸 자몽주스보다는 믹스커피에 더 친숙함을 느끼는 것이 어쨌거나 일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상을 살아가야만 한다.-김민철, 모든 요일의 기록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가땀내와 사람내 포근히 풍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가?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윤동주, 쉽게 쓰여진 시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그것도 내일 생각하자 그것도 내일 생각하자, 라고 나는 생각했다. 아쉽게도 내일이 오늘보다 나은 하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그런 일을 생각한다고 해서 도움되는 것은 없다. 나는 눈을 감고 점점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무라카미 하루키, 스푸트니크의 연인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아요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아요.자연이 당신을 박쥐로 만들었다면, 스스로 타조로 만들려고 해서는 안 돼요. 당신은 이따금 자신을 남다르게 여기고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간다고 자책하고 있어요. 그런 습관은 버리도록 해요. 불을 보고 구름을 봐요. 예감들이 떠오르고 당신 영혼안의 목소리가 말하기 시작하는 즉시, 그것들에게 당신 자신을 맡기도록 해요.-헤르만헤세, 데미안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외로워서 자꾸 혼자가 되는 것 혼자여서 누군가를 불렀지만, 누군가 와 있으면 자꾸 혼자가 되곤 했다. 그러니 나는 혼자여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외로워서 자꾸 혼자가 되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 누가 나를 외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외롭게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 이 외로움을 다독거려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여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탁현민, 흔들리며 흔들거리며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하나의 기억과 그 반대편 기억의 끝없는 싸움 "저지른 쪽은 적당한 이론을 달아 행위를 합리화 할 수도 있고 잊어버릴 수도 있어. 보고 싶지 않는 것에서 눈을 돌릴 수도 있지. 하지만 당한 쪽은 잊지 못해. 눈을 돌리지도 못해. 기억은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대대로 이어지지. 세계라는 건 말이지, 아오마메씨, 하나의 기억과 그 반대편 기억의 끝없는 싸움이야."-무라카미 하루키, 1Q84-Sand, wind & jazz by Fintlandia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시간은 조금씩 가르쳐준다 전화는 오지 않는다.시간은 조금씩 가르쳐준다.전화는, 오지 않는다./강세형,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요시모토 바나나, 유령의 집 길거리를 같이 걷기만 해도 그의 반듯한 성장 과정과 고운 마음씨를 금방 알 수 있었다. 가령 공원을 거닐 때, 바람에 나뭇잎이 살랑살랑 흔들리고, 빛도 흔들린다.그러면 그는 아스라한 눈으로 ‘아, 좋다.’ 하는 표정을 짓는다. 어린아이가 넘어지면 '저런, 넘어졌네.’ 하는 표정을 짓고, 그 아이를 엄마가 안아 일으키면 '아, 다행이다.’ 하는 표정이 된다. 그런 순수한 감각은 부모에게서 절대적으로 소중한 무언가를 받은 사람의 특징이다./요시모토 바나나, 유령의 집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그저 단순히 좋아했다. 얼음은 엷고도 달콤하게 사라진다. 그것은 거의 기적이었다. 나는 그걸 좋아했다, 그저 단순히 좋아했다. 처음에는 그 자잘하고 하얀 안개 같던 것이 점차 덩어리가 되었다가 마지막에는 물이 된다. 모두 달콤하게 배로 들어간다. 그런 느낌.-요시모토 바나나, 바다의 뚜껑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나는 어둠 속으로 몇 번이나 손을 뻗어 보았다.손가락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았다.그 작은 빛은 언제나 내 손가락 조금 앞에 있었다./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by Eylül Aslan 느낌 아카이브 2024. 6. 20.
예쁨의 발견 언젠가 공을 들여 '愛'를 쓰고 있는 할멈에게 엄마가 물은 적이 있다. -근데 엄마, 그거 무슨 뜻인지 알고나 쓰는 거야? -그럼! 그러더니 낮게 읊조렸다. -예쁨의 발견. / 손원평, 아몬드 느낌 아카이브 2023. 11. 16.
공효진책 친구와 진솔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묵묵히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건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뭐 때문에 고민하고 뭘 하고 싶은지 들여다보는 건 귀찮기도 하지만 무서운 일이니까. '나'를 더 잘 안다는 것,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똑바로 직시한다는 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때로는 도망가고 싶을 만큼 어렵다. 하지만 자꾸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관심을 가져야 알 수 있다. 내가 바라는 게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 - 공효진/ 공효진책 느낌 아카이브 2023. 11. 15.
담담한 인간관계 밤을 새워 얘기를 나누거나 같이 자거나 여행을 하지 않아도, 매일 조금씩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서로를 배려하는 것만으로도 굳건한 신뢰의 성이 생긴다는 것을. 너무 젊어 기운이 넘쳤던 시절에는 그렇게 담담한 인간관계를 알지 못했다. / 요시모토 바나나, 스위트 히어애프터 느낌 아카이브 2023. 11. 14.
때로는 이유가 없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인생은 이유 없는 상실로 가득한 여정인 것 같다. 앞으로 나는 얼마나 많은 상실을 마주하고 또 겪어야 할까. 그 모든 일들에 이유를 찾으려고 발버둥 치진 말아야겠다. 합리적 이유 따윈 없을 때가 많으므로. 때로는 이유가 없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영화 속 대사처럼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일이니까. / 정원규, 이유 없는 상실에 관하여 (영화을 보고) https://brunch.co.kr/@mintsnail/11 느낌 아카이브 2023. 11. 12.
스스로의 마음을 열어 닦아낼 줄도 알아야 된다고 요즈음의 나는, 찌든 때가 되어버린 먼지와 같다. 훌훌 털어버릴 일이었음에도 마음속에 쌓아놓고 괴로워했으니까. 별 것 아니었다. 평소와 같았다면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 넘겼을 테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삶에서, 쌓이는 먼지를 털어낼 만한 용기를 갖지 못했다. 깨끗해진 자리에는 어느새 먼지가 쌓일 테니까. 쌓이고 쌓인 먼지는 결국 때가 되어버릴 테니까. 돌아보기 두려웠던 나는, 먼저 알아봐 주었으면 했다. '그래, 힘들었구나'라는 말 한마디와 '괜찮아'하며 토닥이는 손길을 함께. 그러나 먼지가 어둡고 깊은 곳에 눌러앉으려는 것처럼, 나는 어둡고 깊은 곳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나오지 못했다.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으니까. 아무도 알아봐 주지 못하니까. 물티슈로 서너 번 닦은 창 틈은 새.. 느낌 아카이브 2023. 11. 11.